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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푼젤 포스터
디즈니 애니이션<라푼젤>

 

원제: Tangled

개봉연도: 2011. 2. 10

러닝타임: 100분

 

줄거리

왕국의 공주이지만 어려서 납치당한 라푼젤은 고델을 친엄마로 알고 성에 갇혀 산다. 18살을 맞이하여 성 밖으로 나가게 된 라푼젤은 도둑 플린을 만나게 되고 그의 도움으로 천신만고 끝에 자신의 정체를 깨닫는다. 결말부에서 플린이 라푼젤의 머리칼을 자르면서 고델은 악인의 최후를 맞고, 라푼젤과 플린은 원상으로 돌아와 행복하게 산다.

 

라푼젤의 한 장면
디즈니 애니메이션<라푼젤>중 라푼젤과 고델

 

친절한 학대 가스라이팅

계모 고델이 라푼젤을 대하는 방식은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방식과는 사뭇 다르다.

고델이 라푼젤을 학대하는 방식은 단지 그녀를 성에 가둬놓는 것.

그밖에는 고된 일을 시키지도, 때리거나 밥을 굶기지도 않는다. 오히려 고델은 라푼젤을 아끼는 듯한 인상을 풍긴다.

라푼젤도 고델을 사랑했는지 바깥세상으로 탈출해서도 줄곧 엄마가 걱정할 짓을 했다고 자책한다.

고델은 바깥세상은 위험하다며 라푼젤의 탈출 의지를 막는다. 고델에게는 라푼젤의 금발 머리가 필요했기 때문이다.

라푼젤의 금발 머리에는 고델의 젊음을 유지시키는 마법의 힘이 있다. 그래서 그녀는 라푼젤을 곁에 두려고만 한다. 밖으로 나가서 세상을 알아가고 라푼젤이 마땅히 누려야 할 온전한 성장을 가로막는다.

 

라푼젤의 한 장면
디즈니 애니메이션<라푼젤>중 플린과 라푼젤

 

뒤엉킨(Tangled)

<라푼젤>의 원제는 'Tangled'이다. '뒤엉킨'이란 뜻의 원제보다는 <라푼젤>이라는 한국어 번역 제목이 훨씬 직관적이고 좋은 것 같다.

결말부에서 라푼젤의 머리는 플린에 의해 짧게 잘린다. 즉 'tangled'가 'untangled(풀린)'가 되고 꼬인 일들이 일거에 해결된다.

라푼젤의 긴 머리는 특별한 능력이 있지만 그로 인해 오히려 고통 받고 일상생활에 지장을 받는다. 즉 특별함이 일상성을 붙들고 행복을 가로막은 셈이다.

그녀는 플린을 만나서 특별함을 잃는 대신에 한 남자를 사랑하고 친부모를 찾게 되는 일상성을 회복한다.

 

라푼젤의 한 장면
디즈니 애니메이션<라푼젤>

 

같이 보면 좋을 영화

<라푼젤>은 유럽 동화를 원작으로 하는 영화 답게 겹치는 영화가 많다.

우선 장르나 스타일은 다르지만 영화 <런>과 여러모로 대비된다.

일단 몇 가지 구조가 같다. 친엄마가 아닌 계모의 손에 의해 키워지는 딸이 주인공이라는 점.

딸은 그녀가 친엄마가가 아니란 걸 모른다는 점.

계모가 딸을 학대하지만 신데렐라 같은 전형적 방식은 아니라는 점.

주인공이 계모가 처놓은 굴레를 뚫고 결국 탈출에 성공한다는 점 등이다.

두 영화 사이의 차이점은 플린과 러브라인이 형성되면서 라푼젤은 하나의 훌륭한 인간, 또는 여자로서 성장한다. 반면 <런>은 그런 러브라인이 없이 오직 계모와 딸의 숨막히는 추격과 도주로 일관한다.

<라푼젤>은 디즈니 고전 애니메이션 <잠자는 숲속의 미녀>와도 상당히 겹친다.

잠자는 숲속의 미녀 오로라는 악녀 말레피슨트의 저주에 걸려 죽을 운명이었지만 요정들이 숲 속으로 피신시키고 그녀의 정체를 감춘다.

그러다 물레에 찔려 잠들게 되지만 백마 탄 왕자의 손에 마법에서 풀려난다. 반면 라푼젤은 아예 악녀 고델과 동거 상태에 있었고 성장기를 도피 상태(감금 상태)로 보낸다.

그녀의 ‘마법’을 풀어주는 건 왕자가 아니라 도둑 플린이었고 ‘키스’가 아니라 ‘긴 머리 자르기’를 통해서였다. (물론 라푼젤은 오로라보다 훨씬 능동적으로 문제를 해결한다. 백마 탄 왕자는 결정적 역할을 하지만 플린은 라푼젤을 돕기는 하나 결정적 역할은 아니다)

아름답지만 거추장스러운 긴 머리를 자름으로써 ‘마법’에서 해방된다는 설정은 <잠자는 숲속의 미녀>보다 좀 더 능동적인 여성상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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