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앤드류 니콜
출연: 에단 호크, 주드 로, 우마 셔먼
러닝타임: 106분
개봉연도: 1998년
영화의 세계관
근 미래. 자연분만으로 출산한 인간들은 열성인자 취급받는다. 철저하게 유전학적으로 계산된 체외수정 인간들만이 주류 대접을 받는 시대. 유전자가 운명을 결정하고 신분을 형성하는 시대이다.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는 자연분만으로 태어나고 동생 안톤은 체외수정으로 태어나는데, 두 형제간 갈등과 대립 구조가 영화 초반부를 이끌어 간다.
한줄 요약 줄거리
유전자가 모든 걸 지배하는 시대에 태어난 빈센트는 수많은 신체적 결함에도 불구하고 난관을 이겨내고 꿈꾸던 우주비행사가 되어 마침내 토성의 위성 타이탄 탐사에 나섰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 신분세탁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주인공 빈센트(에단 호크)는 유전적 결함 때문에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하지 못하게 됐다. 그래서 신분을 위조할 목적으로 체외수정으로 태어난 제롬(주드 로)의 신분을 사들여 가타카라는 우주공학 회사에 입사한다.
신분세탁이라는 측면에서만 놓고 보면 이 영화는 맷 데이먼 주연의 <리플리>와 닮은꼴이다. 공교롭게도 그 영화에도 주드 로가 출연한다. 역시 공교롭게도 주드 로가 두 영화 다 신분세탁의 도구가 된다. 가타카에서는 에단 호크가 주드 로의 신분으로 살게 되고, 리플리에서는 맷 데이먼이 주드 로의 신분으로 살게 된다. 단, <가타카>에서는 에단 호크와 주드 로가 공모해서 신분세탁을 하는 반면 <리플리>에서는 맷 데이먼이 주 드로를 '킬'하고 신분을 차지한다는 점이 다르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 미스터리 구조
이 영화에는 살인사건이 등장한다. 가타카의 감독관 중 하나가 살해되는 것. 그는 평소 위장 신분으로 들어온 빈센트를 의심했다. 마침 그 감독관이 살해되는 바람에 빈센트가 용의 선상에 오르고, 하필 빈센트의 동생 안톤이 사건을 수사하는 형사로 등장하면서 영화 후반부에 두 형제가 다시 대립 구조를 형성하게 된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 레트로 디자인
이 영화는 그리 멀지 않은 미래not too far future를 시점으로 한다. 영화 개봉 시기가 20세기 말이니 대충 21세기 초로 시점을 추정해 볼 수 있는데 영화에 등장하는 소품이나 배경은 하나 같이 1960년대를 연상케 하는 레트로 디자인들로 채워져 있다. 심지어 제롬이 타고 다니는 휠체어는 그 흔한 전동도 아니고 그냥 수동 휠체어. 이 영화는 설정은 미래이지만 내용은 복고 스타일로 꽉꽉 채워져 있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 브로맨스 or 러브스토리?
빈센트와 제롬은 모종의 우정을 나눈다. 제롬은 빈센트의 '신분 사다리’가 되어주고 빈센트는 제롬의 '실제 다리’가 되어 준다. 영화의 결말부에서 제롬은 빈센트가 평생 쓰고도 남을 유전자 샘플을 남겨 주고 자살을 결행한다. 빈센트가 우주선에서 열어본 제롬이 준 카드에는 그의 머리칼이 담겨 있다.
그리고 빈센트와 아이린(우마 셔먼)의 러브라인도 흥미롭다. 미래를 배경으로 하고 있지만 그들의 사랑 역시 상당히 복고적이다. 아이린은 빈센트의 신분을 눈치챘지만 짐짓 모른 척해줬다.
영화의 매력 포인트: 반가운 얼굴들
개인적으로 주드 로가 가장 아름답게 나온 영화가 아닐까 싶다. 우마 셔먼도 전성기의 미모를 보여 주고 에단 호크 역시 <죽은 시인의 사회>에서 보여준 풋풋함에서 한층 성장한 모습을 보여준다. 청소원으로 나오는 어네스트 보그나인 같은 깨알 조연의 모습도 영화팬이라면 흥미롭게 다가온다.
영화 <네버 렛미고> 와의 세계관 비교
<네버 렛미고>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복제인간들이 이류 시민 대접을 받는 것으로 그려진다. 반면에 <가타카>에서는 유전자 조작을 받은 사람들이 주류가 되고 자연분만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외려 이류 시민 대접을 받는 모습으로 그려진다.
재밌는 지점은 두 영화 다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사람들은 종국에 죽음을 맞는다는 것인데 <네버 렛미고>에서는 복제인간들이 그들의 운명을 어쩌지 못하고 순응하는 것으로, <가타카>에서는 유전자 조작으로 태어난 제롬이 우여곡절을 못 이기고 자살하는 것으로 그려진다. 어떻든 두 영화가 과학의 산물로 태어난 인간들을 죽음이란 결말로 처리하고 있다.
우리 몸의 모든 원자가 우주의 일부였다는 말이 있다.
난 떠나는 게 아니라...
집으로 돌아가는 걸지도 모른다.
- 빈센트의 마지막 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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