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라우마와 PTSD 관련 바이블로 불리는 책 <몸은 기억한다>의 대략적인 정보와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참고할만한 몇몇 문장을 읽기 편하도록 약간 다듬어서 첨부했습니다.
저자: 배셀 반 데어 콜크
출판사: 을유문화사
출판년도: 2020년 10월
원제: The Body Keeps the Scor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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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요
<몸은 기억한다>는 트라우마 환자와 그에 대한 대응을 다루는 책이다.
정신에 관한 문제는 한때 약물 처방이 모든 것인 양 유행처럼 번지던 시기가 있었다. 이 책은 약물 치료는 보조 역할을 할 뿐 치료에는 환자의 참여가 필수적이라고 조언한다. 기존 약물 처방은 환자를 대상화하고 치유 과정에서 소외시켜왔다는 것이다. 이 책을 잘 이해하기 위해서는 기존의 생각을 수정해야 한다. 가장 뿌리 깊은 편견은 생각과 감정이 같은 레벨에서 이루어지고 생성된다는 것이다. 한마디로 말하면 감정과 생각은 완전히 다르다. 생각은 뇌의 작용이고 감정은 몸의 작용이라고 말하면 좀 거친 표현이지만 이해에는 도움이 될 것이다. 생각은 감정을 바꿀 수 없지만 감정을 생각을 바꿀 수 있다. 감정이 좀 더 깊고 근본적인 차원에서 일어나기 때문이다. 감정의 기능이 고장나면 생존이 불가능해진다. 반면 생각의 기능이 고장나면 사는 게 불편해질 뿐이다. 감정은 생존에 직결되지만 생각은 그렇지 않다. 동물들은 생각할 줄 모르지만 살아가는 데 지장이 없다.
트라우마란 감정이 일어나는 기제에 고장이 나는 것이다. 감정은 몸에서 올라오는 신호들을 뇌에서 해석해서 산출되는데, 트라우마는 이 신호를 과잉해석해서 불필요한 감정을 만들어내는 것이다. 이걸 고치기 위해서는 몸과 뇌가 따로 놀고 반응하는 것을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 책에서 보여주는 것은 그러기에 필요한 여러가지 과정들이다. 저자는 요가나 명상, 동아리 활동, 기존 인식의 재구성 등을 제시한다.
<몸은 기억한다>에는 트라우마 관련 역대 최고의 책이라는 찬사가 붙어 있다.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문장들
●당사자를 회복과정의 참여자가 아닌 환자로 만들면 공동체와 분리되고 내적으로 자기 자신까지 낯설게 느낄 수 있다. 약물치료는 보완책이다.
●사람을 이해력의 한계로 몰고가서, 평범한 경험이나, 평범한 과거를 얘기할 때와 같은 언어 표현을 차단해버리는 것이 트라우마의 주된 특성이다.
●지속적인 스트레스 유도과정이 종료되고 유기체 전체가 안전한 상태로 회복되어야 비로서 트라우마가 치유되었다고 할 수 있다.
●끔찍한 경험을 한 후 그 일에서 벗어나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는 무언가를 실행에 옮길 수 있는지 여부가 그 일이 오래 지속되는 상처로 남을 것인지 결정하는 중대한 요소로 작용한다.
●트라우마 환자는 새로운 경험을 삶에 통합시키지 못하고 그 상황에 갇혀서 성장이 멈춰버린다. 그렇게 구조가 형성되어 새로운 만남이나 경험은 과거의 기억으로 인해 오염되고 만다.
●회복력의 바탕은 자신을 사랑해주고 맞춰주는 듬직한 사람에게 이해받는다는 느낌에서 찾을 수 있다. 그 사람의 생각, 가슴 속에 자신이 존재한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얻을 수 있다.
●수많은 아동학대 피해자들 처럼 메릴린도 생명력과 살아가려는 의지, 자신의 삶을 스스로 소유하겠다는 의지와 트라우마를 완전히 없애려는 힘을 보여줬다.
●회복하려면 자신의 몸과 마음에 대한 소유권을 되찾아야 한다.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편안하게 받아들여야 한다. 자신이 느끼는 것을 압도되거나 분노하거나 수치스러워하거나 주저하지 않고 그대로 느끼는 상태를 의미한다.
●이성적 뇌는 자기를 생각으로 표현하지만 정서적 뇌는 자기를 신체 반응으로 표현한다. 속이 뒤틀리는 느낌, 심장이 쿵쾅대는 반응, 호흡이 빠르고 얕아지는 변화, 잔뜩 긴장한 새된 목소리, 쓰러지는 반응, 뻣뻣하게 굳어버리는 반응, 분노하면 방어적인 행동 등이다.
●고장난 알람을 수선하고 정서적 뇌가 다시 원래대로 조용히 배경에 머물면서 신체의 기본 기능을 유지하는 일에 신경 쓰도록 한다.
●잘 먹고, 잘 자고, 사람들과 친밀하게 지내고, 아이들을 보호하고, 위험 요소로부터 방어하는 기능을 회복해야 한다.
●우리에겐 냉정하고 침착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기능이 수 없이 많이 내재되어 있다.
●트라우마를 겪은 사람들은 견디기 힘든 감각 속에서 살아간다. 심장이 부서지고 뱃 속 깊은 곳에서 밀려오는 참을 수 없는 느낌과 가슴을 조여오는 감각에 고통스러워 한다. 그러나 이러한 감각을 느끼지 않으려고 피하기만 하면 그 감각에 제압될 확률만 높아진다.
●짜증, 초조함, 불안감을 그저 깨닫는 것만으로도 즉각 인식을 바꾸고 습관처럼 나오는 반응 대신 다른 선택을 할 수 있게 된다.
●변화하려면 마음을 열고 자신의 내적 경험을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 그 첫 단계는 자신이 느끼고 있는 감각에 집중할 수 있도록 허락해야 하는 것이다.
●끝없이 존속하는 트라우마 경험과 달리 몸의 자세가 바뀌거나 호흡이 변하거나, 생각이 이동함에 따라 신체 감각이 얼마나 순간순간 바뀌는지 인지할 수 있어야 한다.
●사람과의 접촉과 조화는 심리학적인 자기 통제감을 찾는 원천이자 상처받고 배신당하고 버려질 수 있다는 두려움을 없애는 데도 효과가 뛰어나다.
●트라우마를 겪는 사람들은 대부분 정신적 지주를 필요로 하고 도움을 상당히 받아가며 그 과정을 이겨나간다.
●효과적인 행동을 취하고 그로 인해 즐거움을 느끼면 행위 주체 의식과 자신을 방어하고 보호할 수 있다는 느낌도 회복된다.
●트라우마를 극복하려면 자신의 몸, 자기자신과 다시 접촉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아야 한다. 의식을 담당하는 뇌와 자기 체계가 형성된 신체를 원활하게 이어주는 연결 고리가 마련되어야 한다. 이 구조가 수선되고 기초 공사가 다 끝난 뒤에, 즉 그 아무도 아닌 것 같던 존재가 누군가가 된 뒤에야 비로소 트라우마에 관한 모든 이야기를 꺼낼 수 있다.
●숨을 들이쉬면 교감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심박수가 증가하고 내쉬면 부교감신경계가 자극을 받아 심박수가 감소한다. 건강한 사람은 들숨과 날숨으로 심장 박동이 일정하고 리드미컬하게 변화하므로 심박변이도는 기본적인 건강의 지표이다.
●자율신경계가 충분한 균형을 유지하면 조금 좌절하거나 실망할 일이 생겨도 반응을 적절히 유지할 수 있고 모욕감이나 버려졌다는 생각이 들더라도 침착하게 지금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파악할 수 있다.
●자율신경계의 조절 능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은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균형을 잃기 쉽다. 심장 박동이 호흡에 맞추어 변화하지 못해 심박변이도가 적정 수준을 유지 못하면 생각과 감정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뿐만 아니라, 심장질환, 암을 비롯한 다양한 신체질병과 우울증,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같은 정신적인 문제에도 취약해진다.
●트라우마 환자들은 심박변이도가 크게 낮다는 사실이 확인됐다.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가 조화를 이루지 못하는 것이다.
●공격성, 우울함, 오만함, 소극적인 태도와 같은 특성은 학습된 행동으로 보아야 한다. 더 거칠어지거나, 눈에 띄지 않아야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하고 포기하면 더 안전할 거라고 믿어버렸기 때문이다.
●학대 받으면 어린아이 같고 뭐든 신나게 여기는 부분이 가장 많이 상처받고 굳어버린다.
●다른 무언가가 보이는 것이 아니라, 다르게 보는 것이다. 관점이 새로워지자 공간을 보는 행위에도 변화가 생겼다. - 카를 융
●어린 나이에 상처받았을수록 타인의 행동이 자신을 향한 것이라고 곡해할 가능성이 높고, 다른 사람의 힘든 일이나 불안, 걱정을 이해하는 능력도 줄어든다.
●상대방의 삶도 복잡하다는 사실을 이해하지 못하면 상대가 하는 모든 일에서 상처받고 실망하게 된다.
●자기 몸이 보내는 안정 신호나 경고 신호를 믿지 못하고 몸에서 발생한 혼란에 만성적으로 압도당한 상태로 산다면, 자기 자신도 집처럼 편안하게 느끼지 못하고 그 감정이 확대되면 세상 전체가 편안하지 않게된다.
●거절당하거나 우스꽝스러워질지 모른다는 두려움 때문에 실패를 확신하고 새로운 일은 시도 조차 하지 않는다.
●트라우마 환자들은 갈등을 두려워한다. 통제력을 잃고 또다시 패배하는 것으로 끝날까봐 두려운 것이다.
●누군가와 유대감을 느끼는 것 자체가 이들에게는 정서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경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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