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순 줄거리
결말부. 이니셰린 마을의 콜름의 집이 불타고 있다. 콜름의 옛친구 파우릭이 불을 질렀기 때문. 파우릭이 불을 지른 이유는 그의 당나귀가 죽었기 때문이다.
그의 당나귀가 죽은 이유는 콜름의 잘린 손가락을 먹다가 탈이 났기 때문. 당나귀가 콜름의 손가락을 먹은 이유는 콜름이 손가락을 잘라서 파우릭의 집에 던졌기 때문이다. 콜름이 손가락을 잘라서 던진 이유는 파우릭이 말을 듣지 않았기 때문이다.
콜름이 파우릭에게 원했던 건 자기에게 더는 말을 걸지 말라는 것. 하지만 파우릭은 콜름의 제안에 동의할 수 없었다. 어제까지 절친이었던 콜름이 갑자기 태도가 바뀌면서 절교를 선언했기 때문.
콜름이 절교를 선언한 이유는 파우릭의 말이 무의미하고 지루하다는 것. 콜름이 하루아침에 태도를 바꿔 파우릭에게 절교를 선언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 평점
- 8.0 (2023.03.15 개봉)
- 감독
- 마틴 맥도나
- 출연
-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케리 콘돈, 배리 케오간, 팻 숏트, 개리 리던, 쉴리아 플리톤, 데이빗 피어스, 브리드 니 니치테인, 아론 모나한
감상 포인트
당나귀 제니
당나귀 제니는 파우릭이 애지중지하는 가축. 파우릭은 제니를 뻑하면 집안에 들여놓는 바람에 동생 시오반과 마찰이 잦다. 제니는 파우릭이 풀죽어 있을 때 마치 위로하듯이 파우릭을 킁킁거리기도 한다.
여동생 시오반
파우릭은 부모님을 여의고 동생 시오반과 단둘이 살고 있다. 둘 다 적지 않은 나이로 보이는데 어쩐 일인지 둘 다 독신이다. 사람은 좋으나 약간 멍청하다고 소문난 파우릭과 달리 시오반은 독서를 많이 하고 물정에 밝다.
콜름
파우릭과 절친이었으나 하루아침에 절교를 선언한다. 그 이유가 석연치 않다.
파우릭이 지루하고 의미없는 말만 늘어놓는다는 것.
콜름은 바이올린 연주를 즐기고 작곡도 할 줄 안다. 그는 모차르트를 들먹이며 다정한 사람(파우릭 같은)은 기억에 남지 않지만 그림이나 음악, 시 등 의미있는 것은 시대를 초월해 지속된다는 주장을 펼친다.
도미닉 부자
도미닉은 동네 바보로 소문난 남자. 악의 없이 선해보이지만 어리석은 데가 있다. 그의 아빠는 동네의 경찰관.
성격이 포악하고 도미닉을 학대한다.
악인보다 약자
이 영화에는 예언자 성격을 지닌 늙은 노파가 등장한다. 마을에 두 가지 죽음이 찾아올 것이라고 예언하는데 그의 예언대로 도미닉과 당나귀 제니가 죽는다. 그런데 주목할 점은 도미닉이나 제니는 악인이라기보다는 약자에 가깝다는 것.
오히려 도미닉의 아빠가 악인에 가깝다. 물론 그도 이중 악인에 가깝다는 것이지 전형적인 빌런은 아니다. 조금 못돼먹은 정도.
암튼 도미닉이나 제니는 죄없이 죽는다.
모호함
콜름이 파우릭을 거절하는 이유가 분명치 않다. 표면적으로는 파우릭이 지루하고 의미없는 말만 늘어놓기 때문이란 것.
하지만 그들은 그 전날까지 절친이었다. 하루아침에 절교를 선언한 이유가 분명치 않다.
게다가 콜름은 자신의 뜻을 확실히 하기 위해서 손가락을 자른다. 무려 절교를 위해 손가락을 자르는 것. 이 역시도 일반의 상식에 어긋난다. 한 때의 절친을 별다른 이유 없이 내치기 위해 자신의 손가락을 자른다는 것이 쉽게 납득되지 않는다.
영화는 초반에 평화로운 시골마을에서 잔잔하게 흘러가다가 콜름이 손가락을 자르는 장면에서 돌연 스릴러처럼 변한다. 물론 이 영화 전체가 스릴러로 변하는 건 아니고 잠시 그렇게 느껴지는 것.
명작이라 불리려면 뭔가 똘기가 있어야하나 보다.
이니셰린의 밴시 The Banshees of Inisherin, 2022
장르 | 드라마
국가 | 아일랜드, 영국, 미국
상영시간 | 1시간 49분
감독 | 마틴 맥도나
출연 | 콜린 파렐, 브렌단 글리슨, 케리 콘돈, 배리 키오건
예고편
이니셰린의 밴시 OST
'영화 > 번아웃 무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영화 <프리즈너스> 제이크 질렌할 | 최선을 다한 후에 최악을 기대하라 (2) | 2023.12.11 |
---|---|
영화 <콘크리트 유토피아> '아파트'라는 집단 무의식 (71) | 2023.09.27 |
영화 <서부전선 이상없다> 넷플릭스: 줄거리와 포인트, 결말 (53) | 2023.07.19 |
영화 <놉> 왜 만들었을까: 해석과 몇몇 포인트 (31) | 2023.06.05 |
영화 <애프터썬> 23년 가장 인상적인 영화 (30) | 2023.06.02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