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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더랜드 포스터

안녕하세요 여러분. 영화 블로거 JS예요. 오늘 소개할 영화는 김태용 감독의 신작 <원더랜드>입니다.

많은 기대 속에 드디어 개봉했는데 생각보다는 반응이 좋질 않네요. 관객의 반응도 싸늘한 편이고 평단의 평도 냉정해 보입니다.

하지만 차차는 꽤 괜찮게 봤어요. 우연히 공짜표가 생겨서 아주 편안하게 관람할 수 있었습니다.

 

자 그럼 영화로 들어가 볼까요?

 

영화는 바이리(탕웨이)가 죽음을 맞는 상황에서 시작해요. 바이리는 죽음을 앞두고 모종의 서비스를 신청합니다.

이 서비스는 아마도 죽음 후에 생전의 기록을 전부 디지털로 업로드하는 기술 같아요. 자세한 설명은 영화에 나오지 않기 때문에 전후 맥락을 봐서 추측해야 합니다.

‘원더랜드’란 이 서비스를 실행하는 회사이고요. 원더랜드 직원으로는 해리(정유미)와 현수(최우식)이 나옵니다. 이들은 어찌보면 상조회사 직원 같기도 하고 사람들을 사후 세계로 인도하는 역할을 하니까 저승사자 같이도 느껴져요.

이들이 어떤 기술을 사용하고 어떤 절차를 거치는 지는 이 영화의 관심사가 아니에요. 그저 이와 비슷한 영화를 그간 많이 봐왔으니 추측해야 할 뿐이죠.

 

 

바이리
'원더랜드' 스틸컷

바이리와 가족 이야기

 

이야기는 바이리와 그의 가족, 지아와 지아의 할머니 이야기, 그리고 정인(수지)과 태주(박보검)의 이야기, 그리고 이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리와 현수 이야기 등 크게 3개로 나뉩니다.

바이리는 사후 고고학자의 길을 선택합니다. 그녀는 생전에 잘 나가는 펀드매니저였는데 늘 일에 바빠서 가족을 소홀히 해요.

아마도 가장 현실과 밀접한 펀드매니저라는 직업 대신 현실과 동떨어진 고고학자의 길을 가고 싶었던 모양이죠.

그녀는 정확히 알 수 없는 어딘가로 출장을 가서 발굴 작업을 계속 해요. 가족들과는 여전히 화상 통화가 가능하지만 현실 세계에서 바이리는 이미 죽은 것이고 생전의 정보들이 업로드돼서 이후의 삶을 이어가는 것이겠죠.

여기서 재밌는 건 바이리는 자신의 죽음을 기억하지 못한다는 점이에요. 반면 살아있는 유족들은 그녀의 죽음을 인식하고 있고요.

하지만 바이리의 딸은 아직 어려서 엄마가 여전히 살아있다고 믿습니다. 바이리의 엄마만이 그녀의 죽음을 인지하고 있고요.

 

태주와 정인
'원더랜드' 스틸컷

정인과 태주의 이야기

 

또 하나의 이야기는 승무원인 정인과 의식불명 상태인 태주의 이야기예요.

영화의 설정에는 죽은 사람과 죽음이 확실한 사람만 원더랜드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걸로 돼 있는데요. 태주는 의식불명인 상태에서 정신만 복원된 것입니다.

그런데 어느날 기적처럼 의식불명인 태주가 깨어나면서 상황이 꼬이기 시작하죠.

 

원더랜드 직원 해리와 현수 이야기

 

또 하나의 이야기는 이 모든 서비스를 제공하는 해리와 현수의 이야기예요. 이들은 아주 평범해 보이는 회사원들이에요.

이 영화가 진행되는 시점은 현재는 아닌 거 같은데 그렇다고 미래라고 보기도 어려워요. 영화 속 모든 현실이 현재의 우리 사는 모습과 똑같습니다.

여튼 해리는 원더랜드의 직원이지만 설정 상 최초의 원더랜드 이용자였거나 암튼 그와 비슷한 원더랜드의 ‘랜드마크’ 이용자인 거 같아요. 그녀의 부모님도 원더랜드에 살아(?) 계신 걸로 나옵니다.

 

암튼 이렇게 3개의 구조로 영화가 진행되는데요. 개인적으로는 수지 팬이라서 그런지 수지의 연기가 인상에 남습니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야기의 기둥은 바이리의 이야기인 듯해요. 관객의 눈물샘을 자극하는 소위 ‘신파’ 역할도 바이리의 이야기가 해냅니다.

바이리는 어떤 이유에서인지 본인의 죽음을 자각하게 돼요. 원더랜드 이용자들은 자신의 죽음을 자각할 수 없는데 (이건 마치 꿈속 같죠. 꿈속에서는 우리가 꿈꾸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 못 하잖아요. 물론 ‘자각몽’이라는 특별한 사례가 있긴 하죠)

바이리는 자신의 죽음을 자각하게 돼요. 물론 죽은 사람에게 ‘자각’이 있다는 건 모순이긴 합니다.

 

그럼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이 영화가 이상한 이유를 설명해볼게요. 이 영화는 두 이야기가 완전히 다른 설정입니다.

바이리 이야기와 정인, 태주의 이야기가 같은 이야기 처럼 보이지만 완전히 다른 설정이에요. 그걸 지금부터 설명할게요. 어디에도 이런 설명은 나오지 않을 거예요.

바이리의 이야기는 디지털 사후 세계의 이야기예요. 바이리 본인이 자신의 사후 직업을 선택하고 자신의 죽음을 망각한 채로 원더랜드에서 새로운 삶을 이어갑니다.

여기서 원더랜드는 ‘디지털 천국’을 의미하고요. 이와 유사한 콘텐츠로는 아마존 시리즈 <업로드>가 있습니다.

 

디지털 사후 세계와, 사후 인물을 AI 로 복원하는 건 다른 차원

 

반면 정인과 현수의 이야기는 ‘디지털 사후 세계’의 이야기가 아니라 ‘사후 인물을 AI로 복원’하는 이야기예요. 둘이 뭐가 다른지 헷갈리죠?

디지털 사후 세계는 죽은 사람이 자신의 정체감을 계속 유지해요. 그에게는 의식도 있고 행위 주체감도 있어요. 단지 자신이 죽었다는 걸 모르는 것뿐이에요.

하지만 사후 인물을 AI로 복원하는 건 죽은 사람이 자신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유족 입장에서 살아있는 가족을 만나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는 기술일 뿐이에요.

이 경우에 죽은 사람은 그냥 죽은 사람이고 산 사람 입장에서만 죽은 사람이 살아돌아온 것 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키는 겁니다. 

 

사실 사후 인물을 AI로 복원하는 건 초기 단계이긴 하지만 현재도 가능한 기술이고, 죽은 사람을 디지털 세계에 업로드하는 기술은 현재는 물론이고 예측 가능한 미래에도 불가능한 기술이에요.

말하자면 전혀 다른 두 가지를 같은 맥락인 것 마냥 섞어 놓은 게 <원더랜드>의 이야기 구조이고요. 때문에 바이리는 발굴 현장에서도 주체적으로 행동하지만, 우주정거장에 있는 태주는 ‘인형’처럼 느껴지는 거예요.

 

그밖에도 전혀 상통하지 않는 기술을 아무런 설명 없이 마구 섞어놓은 부분이 많습니다.

이건 감독도 자기가 무슨 이야기를 하는지 몰랐거나 아무렇게나 섞어놔도 관객들이 눈치채지 못할 것이라고 대충 ‘사기’를 쳤거나 둘 중 하나예요. 사기라는 표현은 좀 과한 것 같지만 어려운 주제니까 ‘관객들이 잘 모를 거야’라고 생각했었을 수는 있어요.

 

여튼 기대했던 영화가 반응이 안 좋아서 좀 안타까운데요. 그래도 나오는 배우님들만으로도 배부른 하루였고 이야기는 헛점 투성이지만 팬심으로 재밌게 잘 본 영화였습니다.

 

그럼 다음 리뷰에서 또 만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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