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오늘 소개할 영화는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2014년 작 <더 원더스>예요.
우리나라에는 10년만에 개봉하게 됐네요. 그럼 바로 영화로 들어가 볼까요?
영화는 캄캄한 밤에 불 빛 두 개가 움직이는 것에 시작합니다. 불 빛 두 개는 자동차 헤드라이트이고요.
차 한대가 두 대가 되고, 이어서 세 대가 됩니다. 무슨 차일까요?
바로 주인공 젤소미나의 동네에 나타난 사냥꾼들이에요. 사냥꾼들은 곤히 잠들어 있는 젤소미나 가족을 시끄럽게 깨웁니다. 짜증나겠죠.
날이 밝으면 젤소미나 가족의 면면이 드러나요. 젤소미나 가족은 시골에서 양봉(벌치기)을 해서 먹고사는데 엄마, 아빠, 젤소미나, 여동생 셋 그리고 일꾼 언니 코코까지 7명이에요.
이들은 힘겹게 벌농사를 짓지만 휴식 때는 마을 근처 해변에서 해수욕을 즐기기도 하면서 여유롭게 살아요.
한데 어느날 마을에 도시에서 온 촬영팀이 나타납니다. 이들은 농촌 마을을 돌며 일종의 경연 대회를 여는 티비 프로그램 제작진이에요. 젤소미나는 이들의 촬영 모습에 홀딱 반해 버립니다. 이탈리아를 대표하는 유명 여배우 진행자(모니카 벨루치)도 보게 되고요.
더 원더스Le meraviglie, 2014
장르 | 드라마
국가 | 이탈리아, 스위스, 독일
상영시간 | 1시간 51분
등급 | 12세
감독 | 알리체 로르바케르
이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해서 우승하면 상금을 받을 수 있는데 젤소미나는 당연히 여기에 나가고 싶어하지요.
하지만 아빠는 반대네요. 집안 식구들은 큰 돈이 생긴다며 반색하지만 아빠는 요지부동이에요.
아빠는 천성이 도시 사람들을 싫어하는 듯합니다. 도시 사람들을 못 믿을 존재로 여기는 거지요.
하지만 젤소미나는 몰래 출연 신청을 하고 엄마 아빠가 읍내(?)로 잠시 출장 간 사이 제작진이 젤소미나의 집에 들이닥쳐요. 출연 가능성을 타진하기 위해 답사온 거지요.
그런데 그 순간이 참 묘했어요. 엄빠가 외출한 동안 둘째가 손을 베는 사고를 당한 거예요. 허겁지겁 병원으로 달려가서 치료를 받고 파상풍 주사도 맞지만 꿀 기계를 켜놓고 온 게 문득 떠오른 겁니다.
꿀이 기계에서 계속 나오면 밑에 양동이를 갈아줘야 하는 거예요. 기계를 켜놓고 오는 바람에 이들의 작업장은 온통 벌꿀 바다가 돼버려요. 아빠한테 걸리면 큰일 나는 순간이었죠. 아빠에게 벌꿀은 피보다 더 귀하거든요.
젤소미나는 허겁지겁 쏟아진 벌꿀을 주워담기 시작해요. 막 손으로 모아서 한 군데다 모으는 거죠. 그런데 그때 방송 팀이 들이닥친 거예요. 동생은 손을 다치고 작업장은 꿀범벅이 된 상태에서 손님을 맞지만 워낙 꿀맛이 좋아서 방송 출연은 문제없이 통과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ksmt_VqVOFE
아, 그리고 한 가지 에피소드가 더 있는데요. 젤소미나 집에 한 남자아이가 일하러 와요. 얘는 소년원을 드나드는 문제아인데 교화 차원에서 마을을 돌며 일을 해주는 거예요.
교화 프로그램이 끝나면 젤소미나 가족은 돈도 받을 수 있고요. 일 해주고 돈도 주니 젤소미나 아빠 입장에선 거절할 이유가 없어 보이는데 딸만 있는 집에 범죄 성향의 남자애가 들어오는 것이니 반갑지만은 않습니다.
암튼 여차저차 해서 이들은 경연 프로그램에 출연하게 되는데 결국 우승은 하지 못해요.
하지만 젤소미나는 방송에 출연도 하고 동경하는 여배우와 친분도 얻게 되죠.
그 경연 프로가 한 섬에서 펼쳐지는데 섬에 같이 같던 남자애가 어떤 사정으로 도망쳐버려요.
얘만 섬에 놔두고 다들 철수하는데 젤소미나는 서핑 보드를 타고 섬으로 되돌아가서 얘를 만납니다.
둘이 동굴에서 만나요. 거기서 ‘얼레리꼴레리’도 하고, 젤소미나도 다 컸습니다. 어른이 된 거죠.
그리고 다음 날 아침 젤소미나가 무사히 돌아오는데 가족들은 웬일인지 단체로 밖에서 노숙중이네요.
집 마당에 커다란 침대가 놓여있고 일가 식구가 다 거기서 자고 있었던 거예요.
집에 돌아오지 않는 젤소미나가 걱정돼서 태평하게 집안에서 잠을 잘 수 없었던 걸까요?
암튼 이들은 새벽에 나타난 젤소미나를 따뜻하게 맞이합니다. 아빠는 온갖 어이없는, 걱정이되는 듯한 표정으로 젤소미나를 한동안 말없이 쳐다보고요.
그리고 엔딩.
엔딩이 참 인상적이에요.
엔딩을 영화를 통해 직접 확인하고 싶은 분들은 여기서 스크롤을 밑으로 내리시고요.
여기서 확인 하고 싶은 분들은 바로 밑 단락에서 확인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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집에 돌아온 젤소미나 집 마당에 젤소미나가 어렸을 때 갖고 싶어했던 낙타가 있습니다.
아빠가 선물로 사온 거예요. 카메라가 그 낙타를 비추고 다시 그들이 누워있던 침대를 비추면 침대엔 아무도 없습니다.
방금 전까지 젤소미나를 기다리며 단체로 노숙하던 집안 식구들과 젤소미나까지 순식간에 사라진 거예요.
그리고 카메라는 젤소미나 집의 전경을 비춰주고, 다시 집안으로 따라들어갑니다.
집안에는 아무도 없어요. 분위기는 몇 년 정도 비었던 것처럼 을씨년스럽기만 합니다.
이게 무슨 조화일까요? 왜 갑자기 등장인물들이 다 사라진 텅 빈 집만 덩그러니 남은 걸까요?
이탈리아도 우리나라처럼 시골 마을의 공동화가 진행되고 텅 빈 집들이 그대로 방치된 채 사회문제화 되고 있는 걸까요?
여기까지 알리체 로르바케르 감독의 <더 원더스> 리뷰였습니다.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m5m1Jq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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