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영화 블로거 JS예요. 오늘 소개할 영화는 빔 벤더스 감독의 2023년 작 <퍼펙트 데이즈>입니다. CGV 컬처위크를 맞이해서 싼 가격에 영화를 볼 수 있었어요. 이 영화 꽤 오래 걸려 있네요. 그럼 영화로 바로 들어가 볼까요.
아침에 일어나면 이부자리부터 정리하라.
영화는 한 중년남의 일상에서 시작합니다. 아침에 좁은 방에서 일어난 남자는 일단 이부자리부터 깔끔하게 정리하네요. 그리고 콧수염은 다듬고 턱수염은 밀고, 모아둔 화분에 물을 뿌리고 출근 준비를 합니다. 그는 화장실 청소원이에요. 아주 정제된 아침 루틴을 뒤로하고 차에 올라탄 그는 카세트테이프로 음악을 듣습니다. 노래는 애니멀즈의 ‘House of rising sun’이에요.
회사가 아닌 화장실로 출근한 그는 화장실을 정말 칼 같이 깨끗이 청소하네요. 자기 집 화장실도 그렇게 깨끗이 하지는 않을 거 같이 말끔하게 청소합니다. 그에겐 동료가 하나 있는데, 그는 그렇게 열심히 하지 않아요. 자기 할 일 하면서 대충 일 합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V8MwNghl-UU
이렇게 일을 끝마친 남자는 집으로 돌아와서 공중 목욕탕에도 들리고 단골집에 들러서 식사와 술도 곁들이고, 충만한 삶을 이어갑니다. 밤에 자기 전에는 중고책 문고판을 읽다가 잠이 들고요.
이런 일상이 다음날에도 반복되요. 거의 같습니다. 이런 일상이 반복되다가 어느날 그의 조카딸이 집으로 찾아와요. 집 나온 조카딸인데, 오랜만에 보는 건지 한눈에 알아보지는 못하네요. 하지만 조카는 당연한 곳에 왔다는 듯 제 집처럼 편안해 보이네요. 엄마랑 싸우고 집 나와서는 삼촌 집에 가는 게 당연하다는 표정입니다.
암튼 이런 특별한 일도 생기기도 하지만 여전히 그의 일상은 전과 별 다름 없습니다. 그는 특별히 욕심 있어보이지도 않고, 일어나는 일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편입니다. 동료가 차를 빌려달라면 빌려주고 돈을 빌려달라면 빌려주고 일어나는 일에 대해 저항하지 않습니다.
조카딸이 가출해서 찾아왔는데도 되돌려 보내지 않아요. 집에서 걱정할 거라며 되돌려 보낼 법도 한데 그냥 맞이하고 재워줍니다. 어른 노릇을 하려들지 않네요.
퍼펙트 데이즈 Perfect Days, 2023
장르 | 드라마
국가 | 일본, 독일
상영시간 | 2시간 4분
등급 | 12세
감독 | 빔 벤더스
출연 | 야쿠쇼 코지, 에모토 토키오, 아리사 나카노, 아오이 야마다 외
이 영화는 이런 일상의 반복을 보여주지만 결국 묵직한 한 방이 있을 것이라는 기대를 했었는데요. 결국 묵직한 한 방은 없어요. 자주 가던 단골집 여주인이 웬 남자와 껴안고 있는 광경을 보고는 불륜을 예감하지만 그는 사실 시한부를 살고 있는 전남편이랍니다. 그 전남편과 그림자밟기 놀이를 하는 장면이 있어요. 영화의 백미이기도 합니다. 이 영화는 딱히 명장면이랄 게 없는데 그 장면이 기억에 남네요.
이상 평범하지만 평범하지 않은 영화 <퍼펙트 데이즈>의 평범한 리뷰였습니다.
참, 주인공은 필름 카메라로 나무를 찍는 취미가 있어요. 그부분을 눈여겨보세요.
또, 카세트테이프, 비디오테이프, 중고 책 등이 역할을 합니다. 그것도 잘 보세요.
이 영화는 어쩌면 평론가 이동진 님의 인생관을 압축한 영화라고도 볼 수 있겠네요. 이동진님의 인생관은 “하루하루는 성실하게, 인생전체는 되는대로 ”인데 (이동진 블로그에서) 이 영화 전체가 그런 기분으로 흘러갑니다.
* 영화에서 올드팝이 훌륭한 역할을 합니다. 귀에 익은 명곡들의 향연을 즐겨보세요.
https://pedia.watcha.com/ko-KR/contents/mOgjjz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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