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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번째 살인 포스터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야쿠쇼 코지, 후쿠야마 마사하루, 히로세 스즈

개봉: 2017년

분량: 125분

 

줄거리

강도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미스미(야쿠쇼 코지)는 범죄 사실을 시인한다. 변호사 시게모리(후쿠야마 마사하루)는 그를 변호하기 위해서 주변 탐문을 벌이다가 몇 가지 사실을 알게된다. 그가 피해자의 딸 사키에(히로세 스즈)와 관련이 있으며 부인과도 모종의 관계가 있다는 사실을. 미스미는 이미 살인 사건으로 복역한 경력이 있으며 이번 살인 사건으로 사형을 피할 수 없게 돼 있다. 그러다 미스미가 사키에를 위해서 살인을 저질렀다는 정황이 드러나면서 사형을 면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만.

<세 번째 살인>의 포인트

 

영화 쉘위댄스 중세번째 살인 중 한 장면
영화 <쉘위댄스>와 <세 번째 살인>의 야쿠쇼 코지

살인자 답지 않은 살인자

살인 혐의를 받고 있는 미스미를 맡은 야쿠쇼 코지는 일본의 국민배우로 칭송받는 배우다. 그가 살인자를 맡고 있다는 것만으로도 미스미가 평범한 살인자는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종종 어느 배우를 쓰고 있느냐로 그 캐릭터의 비중을 가늠해 볼 수 있다) 주변에서는 미스미가 ‘텅빈 그릇’ 같았다고 진술한다. 살인자가 텅 빈 그릇 같다니 좀 안 어울리지 않는가. 그는 자신의 범행 사실을 시종 남 일 말하듯 무심하게 말하고 사형을 받아들이고 있는 거처럼 초연하다.

 

세번째 살인 중 한 장면데칼코마니 그림
접견장 창구를 사이에 둔 미스미와 시게모리, 데칼코마니(우측)

데칼코마니

미스미와 시게모리는 의뢰인과 변호사 사이로 만났지만 딸의 아빠라는 공통점이 있으며 그 딸에게 소홀했다는 점에서 같다. 그들의 접견 횟수가 늘어날 수록 그들은 서로 인간적으로 신뢰하게 되고 모종의 공감을 느낀다. 여기서 이들이 접견장 창구를 마주하고 서로 대화를 나눌 때의 모습은 한 장의 데칼코마니를 연상시킨다.

 

세 번째 살인의 의미

<세 번째 살인>에서는 두 번의 살인사건이 일어난다. 둘 다 주인공 미스미가 저지르는 살인인데 미스미의 말에 의하면 피해자들은 모두 태어나지 말았어야 할, 즉 살 가치가 없는 자들이다. 이 말은 마치 살 가치가 없는 그들을 미스미가 심판했다는 인상을 준다. 아닌 게 아니라 피해자가 불태워진 사건 현장엔 십자가를 그려 놓은 흔적이 남아있다. 또한 그가 감옥에 들어가기 직전에 해치운 그의 새들에게도 십자가 형상의 무덤을 해줬다. 미스미가 저지른 살인에는 심판의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물론 미스미에게 심판의 자격을 부여한 사람은 아무도 없다. 하지만 그는 강변한다. 세상 누구도 다른 누구를 심판할 자격을 받지 않았다고. 그의 말처럼 사형 선고로 심판하는 재판정도 마찬가지다. '세 번째 살인'은 아마도 재판정이 저지르는 살인이 아닐까.

 

 

중간에 범행을 부인한 이유

시종일관 자신의 범행을 남 일 말하듯 시인하던 미스미가 영화 중반부에 돌연 범행 사실을 부인한다. 이로 인해 친아버지에게 성폭행 당해왔던 사키에가 자신의 치부를 드러내면서도 상황을 증언할 기회를 상실하게 된다. 결말부에 시게모리는 사키에가 자신의 치욕스런 상황을 드러내야 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일부러 진술을 번복한 것 아니냐고 묻는다. 이에 미스미는 그렇게 생각하는가? 나 따위 살인자의 말을 진짜 믿었느냐는 자조적인 대답을 한다.

실제로는 그가 범인이 아닐 수도 있을까? 그렇지는 않은 거 같다. 그가 범인인 건 확실해 보이지만 진술을 뒤집은 이유는 추측해볼 수밖에 없다. 정말 사키에가 법정에서 증언하는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서였는지도 모른다. 만약 그가 시게모리의 말을 인정했다면 이 영화의 매력은 상당히 반감됐을 것이다. 그가 사키에를 위해 진술을 뒤집었을 가능성은 매우 높지만 그 점은 그저 상상의 영역에 맡기는 것이 바람직한 전개였겠지.

 

세번째 살인 중 한 장면
반사되어 중첩되는 듯한 미스미와 시게모리

이 영화에는 '그릇' 이라는 말이 두 번 나옵니다. 영화 초반부에 살인자 미스미가 빈 그릇 같다는 말로 나오고 후반부에 변호사 시게모리가 그럼 당신은 그냥 그릇이냐?라는 질문으로 나옵니다. 영화 시작부와 결말부에 두 번 나오는 단어라면 헛되이 하는 말은 아닐 것입니다. 그래서 혹시 '공' 사상과 관련 있는 것은 아닐까라는 추측을 해봤습니다. 아닌 게 아니라 불교에서 말하는 '공' 사상은 종종 '그릇'에 비유됩니다. 빈 그릇에 술을 채우면 술잔이 되고 물을 채우면 물잔이 되듯이 주인공 미스미는 살인자도 되고 심판자도 됩니다. 거꾸로 재판정은 심판자인 동시에 살인자이겠죠. 그래서 영화의 타이틀 '세 번째 살인'자는 재판정이 되는 것이고요.

 

▷비슷한 영화로는 히가시노 게이고 원작의 <용의자 X의 헌신>

 
용의자 X의 헌신
완벽한 알리바이를 만든 천재 수학자 VS 사건을 파헤치는 천재 물리학자! 두 남자의 뜨거운 대결이 시작됐다! 어느 날 형체를 알아볼 수 없는 남자의 시신이 발견된다. 사망자가 ‘토가시 신지’임이 판명되자, 그의 행적을 조사한 ‘우츠미’ 형사는 사건의 강력한 용의자로 전처 ‘야스코’를 지목한다. 하지만 그녀의 완벽한 알리바이에 수사의 한계에 부딪힌 우츠미는 천재 탐정 ‘갈릴레오’라 불리는 물리학자 ‘유카와’ 교수를 찾아가 도움을 요청한다. 사건의 전말을 확인한 유카와는 용의자의 옆집에 사는 남자가 대학시절 유일하게 수학 천재로 인정했던 동창 ‘이시가미’란 사실에 그가 야스코의 뒤에서 알리바이를 조작하고 있음을 직감한다. 그리고 이시가미와 접촉하며 의미심장한 말을 건넨다. “풀 수 없는 문제를 만드는 것과 그 문제를 푸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어려울까? 단 정답은 반드시 있어.” 서서히 드러나는 천재 수학자의 치밀하고 완벽한 알리바이의 실체. 그리고 그 속에 숨겨진 한 남자의 뜨거운 헌신이 밝혀진다!
평점
8.1 (2009.04.09 개봉)
감독
니시타니 히로시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츠츠미 신이치, 시바사키 코우, 키타무라 카즈키, 마츠유키 야스코, 와타나베 잇케이, 시나가와 히로시, 마야 미키, 이즈카 미노루, 나가츠카 케이시, 카나자와 미호, 마스오카 토오루, 하야시 야스후미, 스즈키 다쿠지, 토네사쿠 토시히데, 미우라 마사키, 에비하라 케이스케, 아오키 하지메, 후쿠이 유코, 코마츠 아야카, 릴리 프랭키, 야기 아키코, 이시자카 코지, 하야시 츠요시, 아오이, 후쿠이 히로아키, 타카야마 미야코, 이토 타카히로

 

 
세 번째 살인
그는 자백했고, 사형은 확실했다 승리밖에 모르는 냉정한 변호사 시게모리 모든 범행을 자백한 살인범 미스미 그리고 피해자의 딸 사키에 또 한 번 진술이 번복되자, 모든 것에 의심이 가기 시작했다.
평점
7.5 (2017.12.14 개봉)
감독
고레에다 히로카즈
출연
후쿠야마 마사하루, 야쿠쇼 코지, 히로세 스즈, 미츠시마 신노스케, 이치카와 미카코, 마츠오카 이즈미, 마키타 아쥬, 이노우에 하지메, 하시즈메 이사오, 사이토 유키, 요시다 코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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