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감독: 피터 패럴리
출연: 마허셜라 알리, 비고 모텐슨, 린다 카델리니
개봉: 2019
분량: 130
장르: 드라마
잠깐 요약
뉴욕 나이트클럽의 바운서 토니 발레롱가(비고 모텐슨)는 실직하고 일자리를 알아보던 중 뮤지션 돈 셜리 박사(마허셜라 알리)의 운전기사 자리를 제안받는다. 시중까지 들어야 한다는 말에 거절하지만 돈의 새로운 제안을 받은 토니는 수락하고. 그들은 8주간에 걸친 공연 여행을 떠나게 된다. 그들이 가야 하는 곳은 인종차별이 아직 많이 남아 있는 남부 일대. 각지를 돌며 공연하면서 그들은 인간적으로 끌리고 서로에게 설득당한다.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무사히 공연을 마친 이들은 마침내 뉴욕의 집으로 돌아온다.
영화의 포인트
고상한 흑인과 저속한 백인
돈은 흑인이지만 전혀 흑인 답지 않다. 까다로운 식성에 품위를 강조하고 카네기홀에서 왕처럼 혼자 산다. 반면 토니는 나이트클럽 바운서(안전요원)로서 핫도그를 한꺼번에 26개를 먹고 뻑하면 사람을 두들겨 팬다. 그는 피츠버그를 ‘찌찌버그(물론 우리말 번역이지만)’라 부르면서 그곳의 여성들이 ‘왕가슴’이란 말을 믿는 순진한 사람이기도 하다.

그린북의 의미
영화의 배경은 아직 인종차별이 많이 남아 있던 60년대 초반이다. 그린북이란 당시 흑인들이 맘놓고 묵을 수 있는 식당이나 호텔을 안내하는 안내 책자이다. 흑인들이 갈 수 없는 곳이 많던 시절이라 흑인들을 위한 여행 안내서가 필수였던 것. 영화 타이틀을 의식해서인지 몰라도 돈과 토니가 타고다니는 자동차도 그린색이다.


돈 셜리
돈 셜리는 실존인물이었다. 원래는 클래식 음악도로서 레닌그라드 음악 학교를 나왔다. 초반에는 클래식 연주자로 경력을 쌓다가 흑인으로서 클래식 음악에 한계를 느끼고 재즈 음악을 병행하게 된다. 영화에서의 돈은 흑인이라고 하기엔 너무 고상하고 그렇다고 백인은 더더구나 아니고, 성적 정체성 또한 남성이라고 할 수도 없고 그렇다고 여성은 더더구나 아닌, 경계선에 선 인물로 그려진다. 그의 음악 또한 클래식도 아니고 그렇다고 화끈한 재즈도 아닌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것으로 들린다. 물론 그의 음악계의 위치는 생각보다 확고했다.

이탈리아 계 미국인 토니 발레롱가
토니는 이탈리아 계 미국인에 대한 스테레오 타입처럼 떠들썩하고 논리보다는 기분에 따르고 항상 대가족과 친구들을 불러 모아 떠들썩하게 산다. 이탈리아 계 미국인의 영화라면 <대부>가 워낙 인상 깊게 각인돼서 그런지 토니를 맡은 비고 모텐슨의 연기를 보고 있노라면 <대부2>의 로버트 드니로가 살짝 떠오르기도 한다.
영화가 개봉되고 나서는 역시 실존 인물인 토니가 너무 미화됐다는 돈 셜리 유족 측의 반발이 있었다고 한다. 아닌게 아니라 좀 그가 너무 정의롭게 나오고 속물스럽고 개차반처럼 그려지면서도 선은 거의 넘지 않고 상대에 대한 배려가 넘치는 어쩌면 돈 셜리보다도 더 인간다운 인물로 그려진다. 참고로 이 영화의 각본에는 토니 발레롱가의 아들인 닉 발레롱가가 참여했다.



인상적인 장면 픽
차속에서 프라이드 치킨을 우걱우걱 먹는 토니. 돈에게 한 점 먹어 보라고 권하지만 돈은 프라이드치킨을 먹어본 적 없다며 거절하지만. 토니의 계속되는 권유에 한 입 먹어본 돈은 그 맛에 반한 듯하다. 뼈를 어떻게 처리하느냐는 돈의 질문에 토니가 차창을 열고 밖으로 쓱 집어던진다. 유쾌하게 이마저 따라하는 돈. 탄력받은 토니가 프라이트 치킨 종이 그릇마저 창으로 던져버린다. 잠시 후 차가 후진하는 장면이 나오면서 토니가 차문을 열고 종이 그릇을 주어담는다. 뼛조가리는 버릴 수 있었지만 종이 그릇은 버릴 수 없었던 돈이 차를 후진시켜 줍게 한 것이다.
- 평점
- 9.3 (2019.01.09 개봉)
- 감독
- 피터 패럴리
- 출연
- 비고 모텐슨, 마허샬라 알리, 린다 카델리니, 세바스찬 매니스칼코, 디미테르 D. 마리노프, 마이크 헤이튼, 조 코르테스, 돈 스타크, 안소니 망가노, 퀸 더피, 조니 윌리암스, 랜달 곤잘레즈, 이크발 테바, 닉 발레론가, 브라이언 스테파넥, 브라이언 헤이즈 커리, P.J. 바이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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