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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상당히 낭만적이고 복잡하면서도 세심하게 즐길 수 있는 게 많은 영화입니다.  이 영화를 '이런 영화다'라고 간단하게 단정해버리면 영화에 대한 예의가 아닐 수도 있고 많은 것을 놓칠 수도 있겠습니다만, 이해를 돕는 차원에서 마치 모든 걸 다 안다는 듯이 폼 좀 잡아 봤습니다. ^ ^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엣원스 중 한 장면
거울 속의 한 가족이 단란하게 노래를 즐기다가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엣원스 중 한 장면
갑자기 '뿅' 하고 사라진 영화의 첫 장면, 출처: 유튜브

첫 장면에 거의 모든 게 들어 있는 영화

일단 이 영화는 타이틀부터가 너무 길고 긴 타이틀처럼 '맥시멀리즘' 영화라고 하더라고요. 맥시멀리즘이란 한마디로 넣을 수 있는 건 다 때려 박는 정보 과잉으로 가는 거죠. 너무 많은 거를 보여주다 보니까 정신이 없습니다.

처음부터 그런 걸 지향하고 영화를 만들었겠죠. 왜 그랬을까를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이 영화가 말하 듯이 정보 과잉 시대. 너무 많잖아요. 인터넷에 들어가 보면 여기서 저기로 바로바로 클릭해서 넘어갈 수 있다 보니까 볼 것도 많고, 들을 것도 많고, 알아야 할 것도 많죠. 그러다 보니 이런 현상이 영화에 반영됐다고 봐야겠습니다. 이런 맥시멀리즘 영화 중에 떠오르는 건 워쇼스키 자매의 <스피드 레이서>가 있습니다.

 

매혹적인 멀티버스 세계관

이 영화에서 다루는 중요한 개념 중 하나가 '멀티버스'인데, 멀티버스란 게 과학 분야 즉, 양자역학에서 처음 나왔습니다. 양자역학이 하도 희한하고 이상하고 이해가 안 되다보니까 아름답게 도식화하고 조화롭게 설명하기 위해서 고안해 낸 가설로 알고 있어요. 멀티버스, 또는 다중우주는 하나의 가설일 뿐이지 증명된 것도 아니고 누구나 다 인정하는 것도 아니고, 그럴 수 있다는 상상에 불과합니다. 인간이 죽고 나면 천국이나 지옥에 갈 수 있다고 상상하는 것처럼 영원히 증명 불가능한 개념이에요. 이런 개념이 펜데믹처럼 대중문화로 확 번진 건 인터넷 때문이겠죠. 온라인 세상이 하나의 멀티버스라고 할 수 있으니까요. 게임, 영화, 드라마, 소설 등이 하나의 '멀티버스'나 '메타버스'로 설명이 되는데 인터넷 환경이 '멀티버스'라는 매력적인 과학 개념과 연결되면서 사람들 사이에 확 퍼져 나간 거 같습니다. 일단 재미는 있어요.

이 영화는 일단 껍데기는 요즘 유행하는 멀티버스나 인터넷 환경 등 '너무 많기 때문에 아무것도 없는 거나 마찬가지인 상황'들, 그러다보니 지레 지쳐서 생성된 무의미함, 허무주의 등과 관련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의 구조는 알고 보면 되게 간단합니다.

 

에브리씽에브리웨어올엣원스 중 한 장면
국세청 조사관의 조사를 받는 주인공 가족

"시시한 가족주의 영화"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앳원스'는 한 마디로 신(god)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엄마’가 경우에 따라 신 처럼 되어야 할 때가 있는 모양입니다. '신이 모든 곳에 있을 수 없어서 엄마를 만들었다.'라는 말처럼요. 주인공 에블린(양자경)이 처한 상황은 중국에서 미국으로 이민 온 1세대에, 남편(키 호이 콴)은 이혼을 원하고 딸(스테파니 수)은 동성애자이고, 친정아버지가 중국에서 방문한 첩첩한 상황입니다. 이들은 빨래방을 운영하는데 빨래방이 세금 문제로 국세청의 조사를 받고 있고, 손님들은 계속 컴플레인을 넣고 이런 여러 문제를 한꺼번에(올엣원스) 풀어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무엇을 어떻게 해야 되느냐? 다른 우주에 존재하는 자기 자신들을 끌어들여서 슈퍼파워를 생성해 봅니다. 하지만 결국 통하는 방법은  진부할 수 있지만 남에게 친절하고 사랑하고 따뜻하게 대하고 그래서 다시 원상 회복하는 것입니다. 에블린이 겪는 문제는 아주 일상적인 것이죠. 그가 구해야 하는 건 지구가 아니라 한 가정입니다. 폼나는 은행 강도도 아니고 도박이나 마약도 아니고 중국계 미국인이 처한 아주 사소하고 일상적인 상황입니다. 거기에 뒤죽박죽하고 ‘괴랄한’ 인터넷 문화의 패러디, 레퍼런스 등을 잔뜩 때려박았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 복잡다단함을 해결하는 열쇠는 사랑, 관심, 다정함, 친절함, 가족 주의 등입니다. 고전적이고 수천 년을 관통하는 메시지죠. 우리가 인터넷 세상을 서핑한 지는 불과 몇 십 년 밖에 안 됩니다. 요즘 보면 AI가 세상을 집어삼킬 듯한 분위기지만 수천 년간 금과옥조로 여기고 우리가 중요하게 여기던 금언들이 여전히 이런 복잡다단함 속에도 위력을 발휘할 수 있다고 이 영화는 얘기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비슷한 영화는 <레디 플레이어 원>

 
레디 플레이어 원
2045년, 암울한 현실과 달리 가상현실 오아시스(OASIS)에서는 누구든 원하는 캐릭터로 어디든지 갈 수 있고, 뭐든지 할 수 있고 상상하는 모든 게 가능하다. 웨이드 와츠(타이 쉐리던) 역시 유일한 낙은 대부분의 사람들이 하루를 보내는 오아시스에 접속하는 것이다. 어느 날 오아시스의 창시자인 괴짜 천재 제임스 할리데이(마크 라이런스)는 자신이 가상현실 속에 숨겨둔 3개의 미션에서 우승하는 사람에게 오아시스의 소유권과 막대한 유산을 상속한다는 유언을 남기고, 그가 사랑했던 80년대 대중문화 속에 힌트가 있음을 알린다. 제임스 할리데이를 선망했던 소년 ‘웨이드 와츠’가 첫 번째 수수께끼를 푸는 데 성공하자 이를 저지하기 위해 현실에서 살인도 마다하지 않는 ‘IOI’라는 거대 기업이 뛰어든다. 모두의 꿈과 희망이 되는 오아시스를 지키기 위해서는 반드시 우승해야 한다! 그리고 우승을 위해서는 가상현실이 아닌 현실세계의 우정과 사랑의 힘이 필요하기만 한데…
평점
7.9 (2018.03.28 개봉)
감독
스티븐 스필버그
출연
마크 라이런스, 사이먼 페그, 올리비아 쿡, 타이 쉐리던, 벤 멘델존, T.J. 밀러, 해나 존 케이먼

 

 

에브리씽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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