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글은 최근에 「내면소통」이란 책을 낸 김주환 교수의 강의를 듣다 생긴 의문에 대한 제 나름의 해답입니다. 글의 부제는 <거절할 줄 알아야 친절할 수 있다>입니다.
김주환 교수는 ‘연민’ 강의 <내가 나를 돌보는 법>에서 '친절'을 강조했다. "인생에서 옳고 그름은 전혀 중요하지 않지만 따뜻하냐 아니냐는 너무너무 중요하다. 그러니 다른 사람에게 친절하라. 이것이 인간이냐 아니냐를 결정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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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자 "너무 친절하기만 하면 호구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이 올라왔다. 그때 김주환 교수는 딱부러지게 대답을 하지 못했다. 친절하기만 하면 호구되는 게 아니냐는 질문은 참으로 타당해 보인다.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말도 있잖은가.
그렇다면 친절하면서도 호구가 되지 않는 방법이 있을까? 그것은 거절할 줄 아는 것이 아닐까.
성장과정에서 부모의 잘못된 양육방식을 거친 경우 자존감이 낮아지고 거절하지 못하는 사람이 될 수 있다. 그들은 거절당하는 것이 너무 두려워 스스로 시도하는 것을 멈추고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아이가 된다.
거절하기 위해서는 먼저 스스로의 경계를 세울 줄 알아야 한다. 대개 자기 경계가 뚜렷하지 못한 사람은 어디서 시작하고 어디서 끝내야 할지 모르고 우왕좌왕하는 경우가 많다.
뚜렷한 경계는 '네'라고 말하는 대신 '아니요'라고 말하는 데서 출발한다고 한다. 타인에게 '아니요'라고 말하는 것은 스스로에게 '네'라고 말하는 것이다.
거절을 '불친절'과 같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아닌 것 같다. 친절은 무조건 상대의 기분에 맞추는 것이 아니다. 거절할 일은 거절하고 자기 자신을 먼저 돌봐야 타인도 도울 수 있다. 자기 앞가림도 못하는데 타인을 도울 수는 없잖은가.
또한 무조건 '동의'하는 것이 '공감'하는 것도 아니다. 무조건적인 동의는 상대방의 상태를 알아보기를 멈추는 것과 같다. 공감엔 '동의', '비동의'가 다 포함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공감'과 '동의'는 같은 말이 아니다. 공감하지 않는 건 동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 무관심이나 망각하는 것일 수 있다.
어떻든 가장 나쁜 건 불친절이나 비동의가 아니라 무관심 같다. 특히 자라나는 아이이게 무관심만큼 나쁜 것도 없다. 친절하기 위해서는 거절할 줄 알아야 하고, 거절할 줄 알아야 친절할 수 있다.
말은 쉽지만 행동으로 옮기기는 어렵다. 상대방의 기분에 맞추는 것이 몸에 밴 사람은 거의 자동적으로 승낙하게 된다. 거절을 잘 못한다. 거절하는 법도 배워야 한다.
거절 연습 출처: 「상처받은 내면아이 치유」
'아니요/싫어요' 라는 말을 혼자서 연습한다. 하루 20번 정도.
그룹 안에서 '아뇨, 하고 싶지 않아요.'라는 말을 큰소리로 연습하고 그룹에서 일어나는 모든 상황에 반드시 반응하지 않아도 된다고 격려한다. 그리고 친구의 모든 요청에 싫다고 말하기로 한다.
거절할 때 타인의 기분을 존중해야 하지만 책임질 필요는 없다는 걸 안다. 어떤 경우는 정말 거절하기 힘든 상황이 있다. 즉, 정말로 하고 싶거나 채워지지 않은 욕구와 관계있는 민감한 부분일 경우이다. 자신의 욕구를 확인하도록 스스로를 돌볼수록 거절은 쉬워질 것이다.
거절에 관해서 여러 좋은 책이 있지만 마누엘 스미스의 「죄책감 없이 거절하는 용기」란 책이 있습니다. 용기가 모자라 거절 못하는 분이라면 이 책이 여러모로 도움이 될 듯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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