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의 요약
내재적 질서란 외재적 질서를 극복하면서 포괄하는 개념이다.
외재적 질서란 종래의 인과론적 세계관이나 기계적 세계관에 바탕을 두고 있다.
내재적 질서는 생성질서란 이름으로도 불린다. 생성질서란 물리학자 데이비드 봄이 주창한 개념으로 역시 인과론적 세계관을 극복하면서도 포괄한다.
생성질서의 대표적인 예가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는 물체라기보다는 정보라고 보아야 한다. 바이러스가 우리 몸에 침투해서 인과적 사슬로 감염시키기보다는 하나의 정보를 제공함으로써 몸이 알아서 그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뜻이다.
이는 배를 통제하는 레이더 신호에 비유될 수 있다.
배는 레이더 신호를 따라가지만 배를 움직이는 힘은 레이더에서 나오는 게 아니라 배의 엔진에서 나온다.
마찬가지로 바이러스는 레이더처럼 하나의 가이드 역할을 할 뿐이고 증상을 만들어내는 것은 우리 몸의 체계(배의 엔진처럼)라는 것이다.
바이러스를 막기 위해서는 몸의 면역력 키워야 하는 것처럼 불안장애 같은 감정적 고통을 막으려면 감정적 면역력, 즉 ‘마음근력’을 키워야한다.
몇가지 짚어볼 점
데이비드 봄
이 글 뿐만 아니라 김주환 교수의 글에는 데이비드 봄을 인용하는 문장이 자주 나온다.
데이비드 봄은 유명한 이론물리학자로 양자역학의 해석에 관련된 인물이다.
양자역학의 해석에는 몇 가지 갈레가 있다.
우선 다수설이 코펜하겐 학파이고.
그다음이 다세계 우주론, 즉 멀티버스 세계관이다.
봄의 이론은 다수설에 속하지 않할 뿐만 아니라 그의 이론을 추종하는 학자도 별로 많지 않다.
학계에서 그렇게 인정받는 편은 아닌 듯.
매력적인 글
데이비드 봄의 이론은 대단히 매력적이다.
그의 이론이 옳고 그른 것을 떠나서 굉장히 설득력 있게 들리고 믿고 싶어진다.
하지만 그건 그의 의견일 뿐이고 그 의견이 진리라고 단정하는 것은 과학적 태도는 아닌 것 같다.
그건 그냥 믿음의 영역이다.
하지만 누군가 뭘 믿겠다면 그것이 남에게 해를 끼치지 않는 이상 굳이 말릴 필요는 없겠지.
(믿음이 과학 앞에서 부끄러워해야할 이유가 없는데 자꾸 믿음을 과학으로 포장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트라우마 관련해서
이 글을 쓰게된 계기가 트라우마 관련해서 김주환 교수와 의견이 다르기 때문이다.
김주환 교수는 트라우마 등의 불안장애의 치유를 위해서 과거를 깊이 파고드는 것은 별 소용이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트라우마 등의 불안장애를 치료하기 위해서 과거를 파고 드는 것은 과거에 집착하기 위함이 아니다.
이쪽 관련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과거의 재구성’이라는 표현을 쓴다.
과거를 돌아보고 한풀이 하려는 게 아니라 과거를 현재에 맞게 재구성하는 것이다.
김주환 교수는 바이러스의 예를 들면서 바이러스는 감염병의 직접 원인이 아니라 하나의 '계기'일뿐이라고 주장한다.
실제로 바이러스가 침투해도 감염병으로 연결되지 않는 사람도 많다. 면역을 갖추고 있으면 말이다.
마음과 관련해서도 ‘마음근력’이라는 감정적 면역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지 과거를 들추는 것은 예방 차원에서는 필요할지 모르나 치료에는 별로 도움이 안 된다고 한다. (사실 예방 차원이 더 중요할지 모른다.)
하지만 여기에 몇 가지 피드백하고 싶은 것이 있다.
과거를 돌아보기, 즉 과거의 재구성이 면역을 만들기 위함이란 사실이다.
사실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한 면역을 갖추는 데 가장 효과적인 것은 백신일 것이다.
백신은 사실 바이러스다.
바이러스를 우리 몸에 무리가 가지 않을 정도로 약화 시켜서 먼저 한번 적응시키는 것이다.
과거 돌아보기도 이와 같다. 과거의 재구성은 과거의 충격적인 경험을 안정적인 가이드를 통해서 약화된 상태로 체험시키는 것과 같다.
즉 과거의 재구성은 백신과도 같은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항하기 위해서는 면역을 길러야 하는데 면역을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백신을 맞는 것이라는 데 동의한다면
트라우마에 대항하기 위해서 면역을 길러야 하는데 면역을 기르는 데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과거의 재구성일 수 있다는 점에도 논리상 동의하는 게 적절할 거 같다.
물론 면역을 키우는 방법에는 백신만 있는 것은 아니다. 보통의 안전 수칙, 밥 잘먹기, 잠 잘자기 등도 면역을 키워 줄 것이다. 하지만 바이러스가 창궐할 때는 일단 백신이 가장 효과적일 것이고 그밖에 바이러스의 침투 경로를 차단한다든가, 거리 두기를 하는 방법 등도 있을 것이다.
바이러스에 대항하는 방법은 한 가지만이 아니라 전방위적이 되어야 한다.
사실 생성질서나 내재적 질서를 이해하는 데에는 아래 글이 더 참고가 될지 모르겠다.
비유적이지만 그렇다고 비유법인 것만은 아니다.
생성질서, 내재적 질서란 게 실제로 이런 거 같다.
파도는 바다의 일부래.
어 그럼 바다는 뭔데?
파도의 일부래.
세상은 하나님이 만들었대.
어 그럼 하나님은 누가 만들었는데?
세상이 만들었대.
인간의 기원은 외계인이래.
어 그럼 외계인의 기원은 뭔데?
인간이 외계인의 기원이래.
자아는 사실 의식이래.
어 그럼 의식은 뭔데?
'자아'래.
- 우주는 살아있다. 왜냐면 살아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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