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여러분. 영화 블로거 JS예요.
오늘 소개할 영화는 장 마크 발레 감독의 2015년 작 <데몰리션>이에요.
자판기가 고장났다고 장문의 편지를 보낸 남자
영화는 애정 없는 부부의 자동차 사고에서부터 시작해요. 차 사고로 부인이 목숨을 잃습니다.
남편인 데이비드(제이크 질렌할)는 간신히 살아남고요. 병원에서 데이비드는 아내의 죽음에는 별 관심이 없어 보여요.
병원 자판기에서 초콜릿을 사먹으려다가 초콜릿이 기계에 끼는 바람에 먹지 못합니다. 빡치겠죠.
사고로 경황이 없는데도 데이비드는 와중에 자판기 고객센터에 장문의 손편지를 보내요. 자신이 사고를 당해 아내를 잃고 병원에 있다가 자판기가 고장나는 바람에 돈만 날렸다고 자신의 사생활을 가득 담아 손편지를 보냅니다.
실제로 어떤 조치를 바라고 보낸 건 아니죠. 그런데 어느날 고객센터로부터 전화가 와요. 그것도 새벽 2시에.
있을 수 없어 보이지만 그렇게 연결된 남자와 여자
이들은 뭔가 불안해 보입니다. 아내의 사고에 무감한 남자나, 남자의 장난스런 편지에 새벽에 응답하는 고객센터 여직원이나.
여튼 둘 사이는 급물살을 타요. 가까워지죠. 하지만 육체적 관계는 없어요.
둘은 둘 사이의 사연을 나누는 친구가 됩니다. 데이비드는 사실 재벌집 사위였고 장인이 회장으로 있는 회사에서 보장된 삶을 살고 있었어요.
고객센터 직원 캐런(나오미 왓츠)은 사춘기 아들을 키우고 있고 자판기 회사 사장과 애정 없는 관계를 이어가고 있고요.
데이비드는 캐런의 아들 크리스와 가까워집니다. 크리스는 아직 사춘기 소년인데 품행이 불량하면서 한편으론 지나치게 조숙해요.
늘 엘리트 코스를 달려온 데이비드와 껄렁한 불량 청소년 크리스는 가까워지면서 서로 닮아 갑니다.
https://www.youtube.com/watch?v=gDTJkzeo0_M&list=PLzFymA9qBWOuetFCc3gpFVOsGZ9v9Ygn1
데몰리션 - 파괴
영화의 제목이 데몰리션이에요. ‘파괴’라는 뜻이죠.
데이비드는 아내를 잃고 심리적 공황을 느꼈는지 자꾸 뭘 때려 부수고 분해합니다. 우선은 집안의 냉장고부터 시작해서 회사의 고가의 장비들까지 분해해버립니다.
그러다가 결국 다 때려부수기 시작해요. 자신의 집안을 다 때려부숩니다. 자신의 결혼 생활을 해체하기 위함이래요.
심지어 건물 해체 현장에 찾아가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하기도 해요. 직원들은 양복 차람의 멀끔한 데이비드를 멀리하지만 데이비드는 오히려 돈을 줘가면서 일하게 해달라고 부탁합니다.
그러고는 신나게 해머로 건물을 때려부셔요.
데몰리션 Demolition, 2015
장르 | 드라마/코미디
국가 | 미국
상영시간 | 1시간 41분
감독 | 장 마크 발레
출연 | 제이크 질렌할, 나오미 왓츠, 쥬다 루이스, 크리스 쿠퍼 외
하지만 데이비드에게도 뭔가 이루고 싶은 게 있었다
영화의 막바지까지 데이비드는 뭔가 건설적인 일에는 관심 없어보여요. 뭐든 보이는 대로 부숴버립니다.
하지만 한 가지 새로운 일을 추진하긴 해요. 그건 굉장히 낭만적인 일인데 직접 확인하는 걸 추천드려요.
힌트를 드리면 놀이공원에 있는 놀이기구에 관한 것이에요.
영화의 엔딩은 데이비드와 분리된 일상을 살게 된 크리스로부터 데이비드가 연락을 받으면서 시작되는 시퀀스예요. 크리스의 연락을 받고 약속 장소에 나간 데이비드는 멀찌감치서 건물들이 붕괴해 주저앉는 현장 속으로 들어갑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파괴’를 보여주는 거죠.
총평
그렇다고 이 영화가 현대 문명을 파괴하고 새로운 문명을 건설하자는 이데올로기의 영화라고 보긴 어렵고요. 그냥 데이비드라는 중산층 인물의 소소한 일탈 정도로 느껴집니다.
하지만 그의 파괴 행위에는 어떤 카타르시스가 있어요. 어쩌면 자신들이 공들여 쌓아올린 걸 일순간에 무너뜨려버리고 싶은 충동에 빠지기도 하는 소시민들의 파괴 본능을 충족시키는 영화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제이크 질렌할이 홀로 빛나는 가운데 나오미 왓츠가 잘 받쳐준 영화 <데몰리션>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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