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니 라미레즈는 은퇴한 야구 선수입니다. 한때 미국 프로야구MLB를 호령했던 강타자였죠. 귀염귀염한 외모로도 호감을 사는 선수였습니다. 약물 파동에 휘말리며 불명예 퇴진을 했지만 여전히 아끼는 팬이 많습니다.
매니 라미레즈가 갖고 있는 기록 가운데 눈에 띄는 게 한 시즌 최다 타점 기록입니다. 100년이 훌쩍 넘는 미국 프로 야구 역사 중에 프로야구의 체계가 정착된 20세기 초 이후의 기록으로는 최고 기록입니다. MLB의 초기 기록은 아직 프로야구가 정착되지 않은 상태에서 나온 거라 크게 공신력이 있지는 않습니다. 말하자면 매니의 기록은 프로야구가 프로다워진 이후에 나온 기록 중에 최고라는 뜻이지요. 타점 기록은 홈런 기록과 함께 야구의 꽃이라 불리는데 타점 기록이 찬스에 얼마나 강했는가를 좀 더 드러낸다고 할 수 있습니다.
매니는 유난히 찬스에 강했습니다. 심지어 주자 없는 상황에서 아웃되면 주자가 없어서 홈런을 안 쳤나보다라는 농담이 나올 정도로 찬스에 강했습니다. 그만큼 만루 홈런도 많이 쳤습니다.
야구 선수 중에는 찬스에 강한 선수가 있는 반면에 연습 경기에서는 펄펄 날다가 유독 본 경기에만 세우면 죽을 쑤는 선수도 있습니다. 한국 프로야구 선수 중에서 제가 좋아했던 이승엽 선수는 한일전에서 만큼은 분명 전설에 남을 만큼 찬스에 강했지만 커리어 전반적으로는 찬스에 강했던 선수는 아니었습니다.
매니가 유독 찬스에 강했던 이유가 뭘까요? 그것은 아마도 위기를 대하는 그의 태도였을 것입니다. 유난히 찬스에 강한 스포츠 스타들은 위기 상황을 대하는 마음의 태도가 다릅니다. “지금 위기가 왔으니 여기서 못하면 난 망한다”라는 내면의 대화를 하는 대신 “심장이 뛴다. 기회가 왔구나. 신난다. 잘 해보자.” 같은 긍정적 대화를 한다는 것입니다.
보통 사람들은 심장이 뛰고 손에 땀이 나면 위기로 인식합니다. 그걸 불안이라고 하죠. 그런데 이런 증상을 거꾸로 해석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심장이 뛰고 땀이나면 오히려 투지를 느끼는 것이죠.
여기서 우리가 주목해야 할 것은 불안이나 투지나 인간의 신체 반응은 거의 갔다는 것입니다. 심장이 뛰고 체온이 올라가고 근육이 긴장되는 것입니다. 이와 같이 똑같은 신체 반응을 우리 뇌가 해석하는데 불안으로 해석할 수도 있고 투지로 해석할 수도 있는 것입니다. 즉 똑같은 상태를 단지 어떻게 느끼느냐 관점이 다를 뿐입니다.
결정타를 잘 날리느냐 아니냐는 이처럼 같은 신체 반응을 뇌가 어떻게 해석하느냐에서 주로 갈린다고 합니다. 최신 뇌과학 이론은 여기에 관한 많은 뒷받침을 해주고 있습니다. 국내에서는 김주환 교수의 강의나 저서를 참고 하면 좋습니다. 외국에는 「감정은 어떻게 민들어지는가」의 저자 리사 펠드먼 배럿이 있습니다.
감정은 만들어진다고 합니다. 즉 어떤 감정이 생래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같은 신체 반응을 우리 뇌가 과거 경험에 비추어 해석함으로써 가공한다는 것이지요.
이것을 깨달으면 마음의 평정을 유지하기 수월해집니다. 심장이 두근두근 뛰는 걸 “앗, 큰일 났다.” 가 아니라 “요놈, 잘 만났다.”로 해석할 수 있게 되니까요. 물론 그러기까지는 상당한 수련이 필요합니다. 요새 많이들 챙기시는 요가나 명상이 다 그런 수련 과정인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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