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가끔 악플을 받는다. 내가 어떤 경우에 악플을 받는지를 생각해보면 일정한 패턴이 있다.
1) 밖에서 어떤 안 좋은 일을 겪는다.
2) 그 일을 마음 속에 꿍하고 있다가 인터넷에서 털어놓는다.
3) 그럼 악플을 받는다.
대개는 이런 패턴이었다.
인터넷에 내 기분을 올려서 위로받은 적은 없다. 인터넷에 내 기분을 올리면 대개 악플을 받았다. 그런데도 계속 인터넷에 내 기분을 올린다. 왜일까?
어렸을 때 밖에서 안 좋은 일을 겪으면 집에 돌아와서 부모님에게 얘기하곤 했다.
대개는, 아니 거의 100프로 난 아버지의 엄청난 고함을 듣곤했다.
밖에서 치이고 집에 돌아오면 더 치이고……….
그런데도 꼬박꼬박 내 기분을 부모님에게 털어놓고 난 또 그 고함을 돌려받았다.
그런데도 그 짓을 되풀이 했다. 한 번도 위로받질 못했는데 왜 그렇게 사사건건 부모님에게 일러바쳤을까?
얼마전에도 밖에서 안 좋은 일이 있어서 꿍하고 있다가 결국 그 일을 인터넷에 올렸다.
별로 좋은 반응이 아니었다. 좋은 반응이 아니어도 괜찮다. 동의하지 않을 수 있다. (물론 공감받고 싶지만)
하지만 동의하지 않더라도 조롱하거나 인신공격하거나 비아냥거릴 거 까지는 없지 않은가?
결국 악플 하나를 받았다. 난 지금까지 살면서 악플에 어떤 특별한 대응을 한 적 없다.
그냥 잠시 화내거나 혼자 꿍하다가 넘어가곤 했다. 그런데 그 날은 무슨 바람이 불었는지 악플러에게 개인 메시지를 넣었다.
“글 내리고 사과해 달라.”
더 큰 조롱이 되돌아 왔다.
“10분 내로 글 내리고 사과하지 않으면 조치를 취할 것이다.”
역시 안 통했다. 그때 난 나 조차도 놀란 반응을 보였다.
엄청난 욕설을 퍼부었다. 그랬더니 일단 악플러도 주춤.
그리고나서 서로 욕배틀을 했는데 녀석은 악플러 답지 않게 욕도 잘 못하고 쭈뼛거리며 조롱도 잘 못했다.
내 욕이 너무 세서 그런가?
암튼 그날 하루종일 내가 평생 퍼부은 욕설보다 더 많은 쌍욕을 퍼부었던 거 같다. 그 악플러도 아마 평생 들은 욕의 절반 정도는 나한테 듣게 되었을 것이다.
암튼 쌍욕이 오가는 가운데 어찌어찌 주소도 까게 되고 녀석이 우리집 까지 찾아오게 되었다.
이것은 말로만 듣던 현피?
그날 일은 별탈 없이 마무리 됐다. 암튼 그날 이후로 악플러가 별거 아니라고 생각하게 됐고 난 날 공격한 사람에게 되갚아줄 능력이 되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런지 날 쫓아다니던 지긋지긋한 불안장애도 어느 정도 가신 것 같다.
불안장애는 뇌의 경보기(편도체)가 고장나서 경보 상황이 아닌데도 경보를 울리는 증상입니다. 정신에 관한 문제는 약물 치료가 주류였는데 요샌 그 외의 치유책도 돌아보는 분위기입니다. 정신 문제가 극심할 땐 우선 의사를 찾아가야겠지만 그 정도가 아니라면 여러 가지 다른 방법도 있을 수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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